마녀는 전통적으로 이단아이자 반항아이며 도망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마녀는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복장으로 여행을 다니며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
부족하지 않고 넉넉한 집안과 그런 혈통을 타고난 그는 체제의 순응자이자 소리없는 그림자였음에도
원치않게 모두에게 쫓기는 도망자가 되어 삶에서 죽음으로 도망가고자 했다.
삶은 시작부터 타인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그는 부족한 것이 거의 없었으나 무엇도 선택할 수 없었다. 체제에 순응하라면 순응하고, 반항하라면 반항했을 터다. 그러니 죽음만큼은 나의 선택이어야 하지 않는가. 이제는 그만 도망치고 싶다.
노후를 책임져줄 인간이 죽었다. 인간의 조카 되는 현 황제가 저보다 명망이 높은 숙부를 견디지 못했나보다. 간밤에 황궁 곳곳에 붙여놓은 부적을 수거했다. 먼 옛날 원한이 깊은 마녀가 내린 저주가 다시금 황실의 일원들을 목졸라 죽이겠지. 하지만 살았으면 하는 인간이 죽었으니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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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3xx. xx. xx.
이번에는 어린아이일 때 찾았다. 사실 구태여 찾아다닌 건 아니라서 찾았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인간이 내게 왔다. 어느 나라에서건 똑같이 생겼구나. 기억에 의한 착오이려나. 이번에는 꽤 오래 지내겠네.
서기 13xx. xx. xx.
필멸자의 삶은 너무나도 짧은 거 같다. 특히 이 필멸자는 저주라도 받았는지 노인이 되기 전에 죽어버린다. 그래도 이번에는 오래 봤으니 다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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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 xx. xx.
다시 태어난 그 애를 만나러 갔다.
그런데 날 못 알아보는 데다가 행사장은 저쪽이라고 알려줬다.
다음에는 기억하겠다는 헛된 약속을 안 해줘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괘씸하다!
Above all
그 마녀는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복장으로 여행을 다니며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
부족하지 않고 넉넉한 집안과 그런 혈통을 타고난 그는 체제의 순응자이자 소리없는 그림자였음에도
원치않게 모두에게 쫓기는 도망자가 되어 삶에서 죽음으로 도망가고자 했다.
삶은 시작부터 타인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그는 부족한 것이 거의 없었으나 무엇도 선택할 수 없었다. 체제에 순응하라면 순응하고, 반항하라면 반항했을 터다. 그러니 죽음만큼은 나의 선택이어야 하지 않는가. 이제는 그만 도망치고 싶다.
그런 그 앞에 자유로운 영혼이 다가온다. 그 옆에 앉아서 찬찬히 그를 들여다본다.
"있지, 주인 없으면 우리 집에 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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